선수2020-07-30
※ 이 글은 2012년 12월 3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눈 위에서 친구들과 달리는 게 너무 재밌어요”
스노슈잉으로 사랑을 배우고 우정을 나누는 브니엘교회 단짝 선수들
스노슈잉 국가대표 강유진, 박정아, 안원경, 진지혜 선수
(* 얼굴 노출을 원하지 않는 선수들의 마음을 반영해, 원거리 사진 촬영만 했음을 밝힙니다)
야구하면 떠오르는 부산 사직경기장.
그렇지만 야구경기가 없는 운동장은 그냥 황망하고 큰 건물 일뿐. 인적 없는 경기장 주변을 돌고 돌아 한참을 헤맨 끝에 찾은 사직 보조경기장.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던 어여쁜 스노슈잉 여자 선수 4명을 만났습니다.
스노슈잉이 왜 좋으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는 선수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대회의 아픈 기억 때문... 부산에서 보기 힘든 설원이 반갑기도 잠시, 너무 추운데다가 처음으로 신은 스노슈즈가 생각보다 무거워 움직임이 쉽지 않았다고 하네요.
" 스노슈잉이 그냥 신발 신고 뛰면 되는 거라고 가볍게 생각들 해요. 저도 처음에 그랬는데, 직접 모래밭에서 한번 신고 뛰어보니 정말 힘들더라구요. 대회 전에 급하게 구한 장비 가지고 경기장에서 처음 스노슈잉에 도전한 우리 친구들이 국가대표까지 되고 정말 대견할 뿐이예요. 경기 끝나고 나서야 다리가 많이 아픈데, 지고 싶지 않아 열심히 달렸다고 하더라구요."
원한나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당시 기억을 회상하며 피식피식 웃기 시작하는 선수들...
그리고... 조용히 처음으로 말문을 여는 박정아 선수. “그래도, 눈 위에 친구들과 함께 달리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말을 잇는 안원경 선수. “눈 위를 날아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재미 있었어요.”
서로를 쳐다보며 눈빛을 보내고 한 사람이 웃으면 따라웃는 이 네 명의 여자 선수들은 중학교 여학생들을 보는 듯 순수하고 예쁜 모습 그 자체.
그렇지만, 네 명의 여자선수들은 모두 20대..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업재활원에서 일하는 강유진 선수만 하더라도 평일에는 운동을 위해 시간 빼기도 여의치 않다고 하네요.
“운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달라지는 모습이 눈으로 보이니깐. 정규적으로 운동을 시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지적장애 자녀를 둔 다른 부모님들은 지금의 상태만 보고 판단하는데, 지금까지, 이만큼 아이들이 좋아지기까지는, 정말 말할 수 없이 많은 노력들이 있었어요. 포기하지말고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박정아 선수 어머니)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운동을 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선수 어머니들이 머리를 맞대 부산장애인육상연맹이라는 이름을 만들었고 일주일에 세 번은 육상, 수영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괜찮지만, 앞으로가 걱정이죠. 이 아이들이 지금처럼 좋은 모습으로 30대, 40대까지 잘 지낼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예요”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예쁜 선수들의 뒤에는 우리 어머니들의 눈물과 걱정, 헌신적인 노력이 햇살처럼 비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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